랠리를 지배하는 카운터 드라이브 기술
상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올 때마다 뒤로 물러나 블록만 하다가 결국 밀리는 경험, 생활체육 탁구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겁니다. 저 역시 상대의 공격 앞에서 방어만 하던 반쪽짜리 탁구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탁구장 고수들이 내는 카운터드라이브의 경쾌한 타구음을 듣고 전율을 느꼈고, 용기를 내어 코치님께 레슨을 요청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카운터드라이브는 강한 힘으로 쳐내는 기술이라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힘보다 타이밍과 각도가 훨씬 중요했습니다.
카운터드라이브란 무엇인가
카운터드라이브(Counter Drive)란 상대방이 걸어온 강한 탑스핀 드라이브를 짧고 빠른 임팩트로 역공하는 기술입니다. 쉽게 말해 상대의 회전 에너지를 그대로 활용해 되받아치는 공격 기술이죠. 일반적인 드라이브가 내 힘으로 회전을 만들어낸다면, 카운터드라이브는 상대가 이미 만들어놓은 회전과 속도를 훔쳐서 되돌려주는 방식입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백스윙을 최소화하고 빠른 박자로 공을 잡아채는 것입니다. 상대의 강한 회전이 이미 걸려 있기 때문에 큰 스윙이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큰 백스윙은 타이밍을 놓치게 만들고 컨트롤을 어렵게 만듭니다. 국제탁구연맹(ITTF)에서 공개한 세계선수권대회 경기 영상(출처: ITTF)을 보면 정상급 선수들도 카운터드라이브 시 백스윙을 어깨선 정도로만 제한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급자에게는 다소 어려운 기술이지만, 중급 이상에서는 반드시 익혀야 하는 필수 역공 기술입니다. 상대가 먼저 공격을 걸어왔을 때 방어만 하면 주도권을 잃게 되지만, 카운터드라이브를 구사할 수 있으면 오히려 상대의 공격이 득점 찬스로 바뀝니다.
정점 타이밍이 생명이다
선수들이 카운터드라이브 하는 장면을 보면 엄청난 파워로 공을 후려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엔 힘을 잔뜩 주고 크게 스윙했습니다. 결과는 홈런 아니면 네트행이었죠. 상대의 공이 무서워서 제 힘으로 더 강하게 치려다 보니 타이밍은 늦고 라켓 각도는 흔들렸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타점(Impact Point)이 훨씬 중요합니다. 타점이란 라켓과 공이 접촉하는 순간의 시점과 위치를 뜻합니다. 생활탁구인에게는 선수처럼 힘에 집중하기보다 박자에 집중해야 합니다. 공이 테이블에 바운드된 후 정점에 도달하기 직전이나 정점에 이르렀을 때 타격해야 합니다. 이른바 '따닥' 치는 느낌으로 공을 잡아채는 겁니다.
반대로 공이 떨어지는 하강 구간에서 치면 상대의 탑스핀에 밀려 공이 허공으로 솟구치게 됩니다. 여러 날을 헤매던 중, 우연히 몸에 힘을 빼고 상대의 공이 테이블에 튕겨 오르는 순간에 맞춰 라켓을 살짝 덮으며 짧게 '툭' 하고 스윙을 던졌습니다. 그 순간 제 팔에는 큰 힘이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상대의 드라이브 회전을 그대로 머금은 공이 번쩍하며 상대 코트 구석에 꽂혔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카운터드라이브는 내 힘으로 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힘과 회전을 훔쳐서 튕겨내는 기술이라는 것을요.
라켓각도는 평소보다 더 숙여야
일반적으로 드라이브를 칠 때는 라켓 각도를 약간 열어서(뒤로 젖혀서) 치지만, 카운터드라이브에서는 정반대입니다. 상대의 드라이브에는 이미 전진 회전인 탑스핀(Topspin)과 속도가 잔뜩 걸려 있습니다. 따라서 라켓 각도를 평소보다 더 숙여서(닫아서) 공의 윗부분을 마찰시키며 앞으로 짧고 강하게 스윙해야 상대의 회전 에너지를 제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연습할 때 코치님이 계속 강조하신 부분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각도를 약간 숙이세요"라는 말을 수십 번 들었습니다. 그런데 각도가 너무 열려 있으면 카운터드라이브가 아니라 스매싱(Smashing)처럼 나와버립니다. 스매싱으로 가게 되면 공이 아웃될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너무 숙이면 네트에 걸립니다.
적정 각도를 찾는 것이 관건인데, 저는 상대의 드라이브가 테이블에서 튀어 오르는 공을 덮어줄 수 있는 각도로 준비하고 있다가 정점에서 라켓을 살짝 닫으며 임팩트하는 방식으로 감을 잡았습니다. 각도 조절은 말로 설명하기보다 직접 공을 받아보며 체득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처음에는 실패가 많겠지만, 성공 확률이 점점 올라가는 순간의 쾌감은 정말 큽니다.
백스윙은 반만, 자세는 낮게
카운터드라이브의 또 다른 핵심은 작은 백스윙입니다. 백스윙(Backswing)이란 공을 치기 전 라켓을 뒤로 빼는 준비 동작을 뜻합니다. 일반 드라이브에서는 백스윙을 크게 가져가 회전과 파워를 만들지만, 카운터드라이브에서는 상대의 공에 이미 에너지가 실려 있으므로 백스윙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코치님이 "백스윙은 평소의 반만 하세요!"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이 부분이 정말 안 되었습니다. 상대방이 드라이브를 걸면 나도 모르게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있었습니다. 상대의 강한 공이 날아오면 본능적으로 몸이 움찔하고 백스윙이 커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타이밍을 놓치고 컨트롤도 흐트러집니다.
카운터드라이브를 성공시키려면 다음 세 가지를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 무릎을 굽혀 낮은 자세를 유지합니다. 상체가 뒤로 젖혀지면 절대 카운터드라이브를 걸 수 없습니다.
- 테이블에 바짝 붙어서 뒤로 물러나지 않습니다. 상대의 공격을 회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맞서야 합니다.
- 백스윙은 어깨선 정도로만 제한하고, 팔이 아닌 코어(몸통)의 회전으로 공을 잡아챕니다.
이 세 가지에 집중해서 연습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몸이 기억하게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계속 뒤로 물러나고 백스윙이 커졌지만, 의식적으로 자세를 낮추고 테이블에 붙어 있으려 노력한 결과 점차 안정적인 카운터드라이브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카운터드라이브를 익히고 나니 탁구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상대가 공격하면 무조건 방어부터 생각했는데, 이제는 상대가 드라이브를 걸어오는 순간이 오히려 제 득점 찬스가 되었습니다. 물론 타이밍을 놓쳤을 때는 무리하지 말고 블록이나 디펜스로 안전하게 받아주는 판단력도 중요합니다. 난이도가 있는 기술이다 보니 실전에서 바로 써먹기는 어렵지만, 꾸준히 연습하면 분명 고급 탁구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이 부분에 집중해서 연습하다 보면 탁구장에서 경쾌한 타구음을 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IEy7P2BDmMo&t=3s